2008년 5월 1일 전라도여행 1일차 -2-

허겁지겁 뱃속에 영양분을 채워넣고 대흥사로 가는 버스를 탔다.

여행준비하면서 대흥사가 있는 두륜산이 너무 멋있어서 기대를 많이 했었다. 어느 정도 올라가면 산 너머로 바다가 보이는 장면이 너무 장관이라서 등산에 취미가 없는 나도 꼭 한 번 올라가서 직접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산 근처에 산세가 험한 구간이 있어 체력과 경험, 장비가 필요할 것 같아 아쉽지만 이번 여행엔 등산은 계획에 넣지 않았다. 능력이 되면 그 땐 꼭 올라가 봐야지.

해가지기 시작할 때 갔기 때문에 막차시간을 버스아저씨에게 물어보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도착시간은 6시 15분경. 막차시간은 7시 50분경. 시간이 없었다. 부랴부랴 걷기 시작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마주친 비석. 두륜산 대흥사라고 써져 있다(읽을 수 있는 것만 읽어주는 센스 -_-) 대흥사란 이름이 일제시대 때 일본이 우리나라를 비하하기 위해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대둔사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는데, 아직 대흥사라는 이름이 더 많이 쓰이는 모양이다 -_ㅠ

버스 내린 곳에서 음식점이 많은 곳들을 지나면 이 곳에 도달하게 된다. 우리는 차길 말고 사진의 오른쪽 귀퉁이로 보이는 산책로 방향으로 움직였다. 산책로는 굉장히 느낌이 좋았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공기가 맑다는 느낌이 바로 느껴져서 너무 좋았다. 너무 좋아서 사진도 여러장 찍었는데 어두운데다 서둘러서 대부분이 흐릿하게 나왔다. 아쉽 -_ㅠ 지나가면서 내려오는 사람들과 많이 지나쳤는데 어떤 아저씨들은 어두워지는데 어딜 들어가냐고 덧붙이셨다. ㅋㅋ

있는거 중에 제일 멀쩡하게 나온 사진.. 원래는 동백나무인가 보다. 길에 떨어진 동백꽃이 보인다.



산책길의 거의 막바지에 지나간 흔들다리. 길이 더 이상 보이지 않아 여길 지난 이후부터는 차길로 걸어갔다.



차길로 들어서자 아무래도 빛의 차단이 덜되서 아직 밝은 기운이 남아있었다. 오래된 굵직굵직한 나무들이 나름대로의 포즈로 서 있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한눈은 팔아도 다리는 열심히 걷고 있는 중이였기 때문에 종아리 아랫부분이 점점 아파오기 시작했다.

올라가는 동안엔 그래도 마음의 여유가 있어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 신기하게 생긴 나무 앞에서 사진 한방. 차가 별로 없어서 도로 중간에 떡하니 서있을 수 있었다. ㅋㅋ

여기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할 것 같다.

 

대흥사에 거의 다 도착했을 때 나타난 유선여관. 서편제를 촬영한 곳이라고 한다. 기와지붕을 보면 알겠지만 전통한옥구조를 가진 운치있는 곳이다. 식사도 맛있어 보였는데.. ㅎㅎ 유선여관으로 검색해보면 좋은 사진이 많이 나오니 구경해보길 바란다. 원래는 하루 자고 갈 계획도 있었으나 일정상 그러지는 못했다. 아마 일정이 맞었어도 예약을 안해서 방이 없었을 것이다. 이건 사족인데 이번 여행에서 방은 미리 예약을 해야 된다는 사실을 크게 느꼈다. 일찍 예약전화를 하는 사람이 좋은 방을 싸게 얻는 것이다.


열심히 올라가는 중


이제 본격적인 대흥사 내부가 나타난다


그 동안 보기 힘들었던 사이즈의 나무들이 비슷한 곳에서 자꾸 나타나니 신기했다

대흥사 경내. 뒤로 어렴풋이 두륜산의 험난한 봉우리들이 압박을 세우고 있다 ㄷㄷㄷ


운치 있는 사찰 내부


약수 마실 수 있는 곳. 원래는 험악한 인상이여야 되는데 바가지를 뒤집어 쓰고 있어서 코믹한 인상이 되어버린 용.

종도 있다
천불당은 문이 닫혀 있어서 외부 밖에 구경하지 못했다. 안에서 들려오는 염불 소리로 예불중이라는 것만 짐작할 수 있었다. 늦게 가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다음에 또 올꺼니까 그 때 구경해야겠다 ㅎㅎ

대흥사에서 내려올 땐 7시가 넘어서 날이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차 시간에 맞추기 위해 열심히 다리를 놀리며 걸었다. 덕분에 올라갈 때 땡기기 시작했던 장딴지가 리듬을 타면서 아픔이 발생했다. 이번 여행에서 장딴지가 가장 땡겼던 시간이였던 것 같다. 어두워서 차길을 이용해서 내려왔다. 내려오는 동안 온갖 곤충들이 날아다녀서 혹시나 입에 들어갈까봐 조마조마했다. 그 와중에 올라오는 사람들이 있었데 유선여관에서 숙박할 예정인 사람들이였나보다. 어찌저찌 우리는 10분 남겨두고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피곤한 다리를 주무르다 보니 버스가 왔고 그걸타고 해남읍으로 갔다. 다시 해남읍에서 땅끝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땅끝으로 들어갔다. 한시간 넘게 달리는 동안 열심히 자다보니 어느새 땅끝에 도착해 있었다. 원래 가려고 한 곳은 방이 다 차서 안내책자에 있는 정보를 이용해서 방을 찾기 시작했다. 결국 바로 눈앞에 있는 허름한 모텔에 들어가게 됐다는.. ㅎㅎ 그러나 착한 가격(2.5만원)과 친절한 아저씨, 깨끗한 방을 보고 대만족!! 첫날 여행은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문구가 넘 재미있어서 찍은 사진. 나름 짤방? ㅎㅎ

by dna03 | 2008/05/18 22:29 | 여행 | 트랙백 | 덧글(0)

2008년 5월 1일 전라도여행 1일차 -1-

6시 20분에 집근처 버스정류장에서부터 여행시작.

버스터미널로 가서 광주행 7시 고속버스를 탔다. 가격은 20200원.

모자란 잠을 보충하다보니 어느새 광주다(약 3시간 30분 소요). 새로지은 광주터미널이 멋있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게을러서 찍은 사진이 없다. 그래서 링크로 대신한다 ^^;
http://blog.naver.com/ferrovia/70027576713
전라도의 왠만한 지역은 광주를 거쳐서 가야 된다고 한다. 덕분에 몇 번 왔다갔다 한 곳.
주차장이 금호고속버스로 꽉 차있어서 신기했다. 전라도는 금호고속이 꽉 잡고 있는 모양이다. 

광주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해남터미널으로 이동했다. 깨어있는 동안 창밖을 보니 산들이 참 멋있었다.
산세도 멋있고, 산에서 자라는 나무들도 애기 팔뚝같은 경상도 나무나 수도권 나무들과는 다르게 굵고 튼튼하고 싱싱(?)해보였다. 이상하게 이런 풍경은 사진으로 찍어둬도 느낌이 잘 안살아서 그냥 열심히 눈에 담아두었다. 옛날 사회시간에 배웠던 호남평야를 통과했는지 모르겠지만 농지가 넓게 펼쳐져 있어서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창밖을 쳐다보는 동안 전라도의 농지구성이 상당히 독특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모작을 하는지 농지에 보리가 많이 심어져 있었다. 쫘악 펼쳐진 녹색 보리밭 풍경이 보기좋았다. 포도밭도 굉장히 넓었다. 하도 넓어서 와인이라도 만드는건가 싶었다. 내가 본 포도나무들이 와인용품종이라면 전라도는 진짜 노후생활을 위해 좋은 곳이다. 공기 깨끗하고 한적한 시골에서 와인밭을 가꾸면서 살면 정말 좋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조경용 식물들도 많이 보였다. 돈 되는 농사를 많이 하는 모양이였다. 역시 처음 발을 들여놓으니 신기한 것들이 많다.


12시쯤 해남터미널에 도착했다. 아침을 굶었더니 배가 고프다. 미리 봐뒀던 용궁해물탕으로 이동했다. 해남터미널에서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였지만 방향을 알지 못해서 그냥 택시를 탔다.

해물탕 소짜 하나랑 밥 두개를 시켰다. 커다란 가리비와 새우가 맛있어 보인다.

불을 올리니 산낙지가 냄비에서 탈출하려고 하더라 ㅋㅋㅋ


반찬들

다 익은 해물탕. 이걸 핸드폰으로 찍어서 남자친구한테 보냈더니 "저리가"라고 답장이 왔다.


말할 것도 없이 해물은 신선했고, 콩나물보다 해물이 많았다. 쫄깃쫄깃한 맛이 좋았다. 대신 국물이 좀 많이 짰다. 거부감이 드는 짠 맛이 아니라 입에 감기는 오묘한 짠 맛을 가지고 있어서 계속 먹게 되었다. 한동안 우리는 아무말 없이 "오호", "후르릅", "커어" 소리만 내며 해물탕에 집중했다. 소짜가 양이 많아서 끝까지 다 못먹었고 3명이서 먹어야 적당할 것 같았다. 

물통에 물을 채우고, 커피 한잔씩 뽑아들고 다시 천천히 해남터미널로 걸어서 돌아왔다. 다음 목적지는 우항리 공룡박물관. 해남터미널에서 남리로 가는 버스를 타고 중간에 내리면 됐다. 내린 곳에서 2km정도 걸어 들어가면 박물관이 나온다.

공룡박물관으로 통하는 길. 제법 운치가 있다.

어느정도 걸어들어가면 위와 같은 광경을 볼 수 있다.
공룡이 나타났는데도 겁도 없이 축구하는 사람들이 참 대단하다 ㅋㅋ

길이 막혀 있어서 주차장쪽으로 들어갔다. 돌아가니까 은근 열받는다.


어쨌든 입장. 입장료는 3000원. 안에도 공룡 모형이 많았다.

대결모드인 공룡들

연애모드인 공룡들. 뒤를 잘 보면 건물을 뚫고 나오는 공룡도 있다.

공룡발자국이 찍힌 맨홀. 아기자기한 맛이 느껴진다.

으악!! 공룡이 탈출한다!! 어린이들이 보면 굉장히 좋아할 것 같다.

입구에서 사진한방 찍고, 안으로 들어갔다. 아직 팔 색깔이 뽀얗다 -_ㅠ

이것이 진정한 티라노의 발톱. 실물로 보면 엄청 크다.

익룡화석. 4미터 정도 되는 사이즈. 몸에 비해 머리가 너무 큰 것 같다.


박물관 안을 다 구경하고 밖으로 나왔다. 안은 생각보다 내용이 실망이였다. 그래도 밖이 멋있어서 입장료가 아깝지 않았다 ㅎㅎ

이쪽으로 들어가면 지층과 단층, 공룡발자국 화석이 있는 곳으로 갈 수 있다.

가는 동안 그림자놀이 ㅋㅋ

초식공룡발자국화석. 이런 건물이 주제별로 3곳 있는데 초식공룡발자국화석이 제일 뿌렷해서 알아보기 쉬웠다.
 
느긋하게 박물관과 주변을 둘러본 뒤 해남읍으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갔다. 제법 걸어서인지 다리가 아프기 시작하더라. 돌아오는 중, 어떤 길 모퉁이에 현수막이 하나 걸려있어서 읽어보니 공룡식당 선전이 걸려있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음식사진과 "게커돈아팥"이라는 글이 보였다. 공룡식당에서 별걸 다 파는군 하면서 지나쳤는데 내가 심하게 잘못 읽었다는 걸 깨닫게 되는건 그리 멀리가지 않아서였다.

 
정류장까지 나오니 시간은 거의 5시가 다되어 있었다. 읍으로 가는 1750원짜리 버스표를 끊고 해남읍으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동안 화정언니가 보길도에 가보는게 어떻겠냐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래서 의논과 몇 번의 전화통화 끝에 좀 늦었지만 서둘러서 대흥사를 구경하고, 땅끝에서 잠을 잔 다음에 그 다음날 배시간에 맞춰 보길도와 땅끝을 보기로 결론을 내렸다.

 버스 시간 때문에 저녁은 라면과 삼각김밥으로.... -_ㅠ 김밥은 입에 들어가는 중이라 출연하지 못했다.

by dna03 | 2008/05/14 23:33 | 여행 | 트랙백 | 덧글(0)

2008년 5월 전라도 여행 개요

1. 일시
  * 2008년 5월 1일 ~ 2008년 5월 5일

2. 주요일정
  * 1일차 : 수원. 광주. 해남읍. 용궁해물탕. 우항리 공룡박물관. 해남읍. 라면. 대흥사. 해남읍. 땅끝. 땅끝비치모텔
  * 2일차 : 바지락국 백반. 보길도(예송리 해수욕장, 세연정, ???). 노화도 선착장. 땅끝. 바지락 칼국수. 땅끝 모노레일. 땅끝탑. 해남읍. 목포. 비빔밥. 고창. 숙소. 고창읍성
  * 3일차 : 칼로리바란스. 고인돌공원. 아산삼거리. 선운사. 마애불. 풍천장어. 아산삼거리. 청보리밭. 고창읍. 광주. 나주곰탕. 담양. 가마골. 민박
  * 4일차 : 칼로리바란스. 용소. 담양읍. 대나무골 테마공원. 담양읍 축제장소. 비 시작. 금성산성 시도. 담양읍. 조아당. 신식당. 대나무이야기
  * 5일차 : 관방제림.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담양읍. 모텔 checkout. 빵 + 요구르트. 소쇄원. 식영정. 전통식당. 광주. 수원

3. 왜 전라도인가?
 * 간단한 이유 : 전라도에 한번도 발을 들여놓은 적이 없어서. 남도의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어서.
 * 말하자면 긴 이유 : 2008년 5월이 2008년도 최고의 황금연휴라는걸 파악했던 나는 3월달초쯤엔 해외여행을 가고 싶었다. 작년에 가려고 했던 교토 지방은 계산상 7일이 필요했기 때문에 패스. 그 다음으로 가고 싶었던 앙코르와트는 5월이 가장 더운 시기라서 패스. 어느 순간부터 화정언니와 함께 가는걸로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함께 가자고 이야기가 됐을 때, 예전부터 여행 같이 가자고 이야기는 많이했는데 정작 실행하질 못해서(한번 같이 움직였던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꼭 같이 가야겠다고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그 다음으로 고른 곳은 백두산. 위험성 때문에 패키지를 고르게 되었다. 그런데 5월 백두산은 비수기이기 때문에 출발 인원이 모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백업플랜으로 하나 더 고르는 게 좋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후보지역으로 처음에는 중국쪽으로 눈이 갔으나 결국엔 싱가포르로 결정. 그러다가 어느 순간 백두산은 거의 못가겠다는 잠정결론을 내리고 싱가포르를 파기 시작. 중요한 비행기표를 예약해야될 시기에 회사에서 5월 2일까지 출근해야된다고 이야기가 나와서 휴가일정에 차질 발생. 비행기표 날라감. 그래놓고 그 이야기는 후에 쏙 들어갔음 -_-; 그 때가 4월 초. 더 이상의 해외여행 준비가 불가능해져서 국내로 눈을 돌림. 위에서 언급한 약간은 우발적인 이유로 전라도 당첨.



by dna03 | 2008/05/13 22:34 | 여행 | 트랙백 | 덧글(5)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